MY MENU

말.말.말

제목

좋은 작명이란 무엇?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11.0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137
내용

여백] 작명
2015-11-03 19면기사 편집 2015-11-03 05:30:32

대전일보 >오피니언 > 사내칼럼 > 여백

  • Facebook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놀거리가 마땅치 않은 시절. 이름은 아이들의 좋은 장난 소재였다. 이순신 같은 역사 인물을 빼 닮은 이릉은 그래도 나았다. 한 글자만 빼거나 바꿔도 전혀 엉뚱한 말이 되는 이름의 아이들은 놀림의 단골 대상이 됐다.

어른이 되서도 이름 때문에 골치를 겪는 사람이 꽤 있다. 참다 못해 개명도 한다. 과거에는 개명이 쉽지 않았다. 법원도 개명 승인에 엄격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개명 신청은 연간 5만 건 이하였다. 시대 변화와 더불어 사회도 개명에 관대해졌다. 2005년 11월 대법원은 범죄 은폐 등 불순한 의도가 아니라면 개명을 폭 넓게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후에 개명 신청이 쇄도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개명 신청 건수가 15만 7000건에 달한다. 법원의 개명 허가율은 90년대만 해도 70% 안팎이었지만 최근은 95% 정도로 높아졌다.

이름이 꼭 촌스럽거나 거북해서 개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운동선수들도 여러 이유로 개명한다.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손아섭은 손광민에서 개명했다. 같은 팀의 이우민도 개명해 옛 이름은 이승화다. 프로골프 선수 박햇님은 지난해 박서영으로 개명했다. 이름을 바꿔 득 보는 것은 사람들만이 아니다. 1990년대 베스트셀러에 올라 영화로도 만들어진 김진명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원래 '플로토늄의 행방'으로 출판 됐다가 내용 보강을 거쳐 이름을 바꿔 출판한 뒤 큰 인기를 누렸다.

정치권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개명을 선호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2012년에 총선을 앞두고 당명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꿨다. 야당도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까지 숨 가쁘게 개명을 거듭했다. 개명을 하지 않기 위해선 처음부터 작명에 신중해야 한다. 좋은 작명이란 무엇일까? 내용과 이름이 일치해야 한다. 실제는 '썩은 사과'를 작명만 '좋은 사과'라 하면 사기이자 범죄다.

정부와 여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새 국정 교과서를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불러달라고 당부했다.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올바르지 않은 역사교과서'라는 비판이 들끓는다. 여당은 지금까지 작명이나 개명으로 쏠쏠한 효과를 봤다. 꽃놀이도 한 두번, 작명이나 개명이 자꾸 진실을 가리는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곤란하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
0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