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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금한령 6개월]요우커 의존도 높던 기업들, 벼랑 끝에…"세상이 바뀌었다"(종합)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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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18
내용
                    


조용해진 면세점, 화장품 매장, 비즈니스 호텔
일각선 "그동안 지나치게 의존" 지적하지만
관련 업체 "하루아침에 시장 바뀌어 …대응책 내놓기 전에 망할 판"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동화면세점 지하1층 럭셔리 잡화 매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나주석 기자, 조호윤 기자]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SM면세점. 총 4개층 규모의 이 면세점에는 한 층에 두어 명 남짓한 고객만 보였다. 물건에 잠시라도 시선이 머물면 직원이 반기며 곧바로 말을 걸 정도. 여행사(하나투어)가 운영하는 특성상 단체고객이 몰릴 때는 분주하다지만, 평소에는 고객보다 직원 수가 많다.

같은 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이화여대 앞 거리. 한때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을 의식해 에스쁘아, AHC, 비욘드 등 브랜드의 로드숍이 대거 생겨났지만 내부에는 판매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근 한 헤어숍 관계자는 "상권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쇼핑객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반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국내 유통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면세, 화장품, 호텔 등 일부 산업이 그간 지나치게 요우커에 의존해 왔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관련 업체들은 하루아침에 바뀐 시장 분위기에 당장 존립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요우커 위주로 영업해 온 면세업계의 경우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불리며 정부가 앞장서서 특허 발급에 열을 올렸지만 현재는 '미운오리'로 전락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의 한국여행을 제한하는 '금한령' 조치에 나서면서다. 전문 보따리상이 몰려 매출은 유지되고 있지만, 특혜 프로모션ㆍ수수료 지출이 동반되는 실적이라 적자 폭만 커지는 상황이다.

예년 대비 매출이 90% 가까이 급감하면서 폐점을 결정한 면세점도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국제공항 내 매장의 임대차 계약을 지난달 31일 종료키로 했다. 현재 한국공항공사 측 요청에 따라 사실상의 임대료 인하를 조건으로 연말까지 연장 운영에 나선 상태다.

지난 주말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SM면세점 3층 선글라스 매장.
롯데면세점도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을 두고 고심 중이다. 3기 사업자로 선정돼 2015년 9월부터 영업을 시작, 이달로 운영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지난 2년간 5000억원대였던 임대료가 최근 7700억원 수준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내년에 1조1600억원, 2019년에는 1조1800억원으로 급증한다. 내부에서는 임대료 조정이 없을 경우 폐점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롯데를 비롯한 신라, 신세계 등 3기 사업자들은 현재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이미 지난 2분기 롯데는 298억원, 신세계는 4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피아노 제조사로 유명한 삼익악기가 운영하는 삼익면세점은 올해 상반기에만 54억원의 적자를 내고, 지난달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임대료 인하 소송까지 제기했다. 이 밖에 2015년 1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1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SM면세점은 2015년 65억원, 지난해 279억원의 적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177억원의 손실을 냈다.

화장품 브랜드숍도 유사한 흐름이다. 마스크팩 등이 불티나게 팔리던 명동의 영업 현장은 한산해진 지 오래다. 일부 매장의 경우 매출이 평년 대비 30% 이상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종의 중국 의존도가 70%에 육박하는 만큼 사드 배치에 따른 갈등이 장기화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명동 뷰티숍 한 관계자는 "중국인들로 북적이던 명동거리가 썰렁해지면서 가장 타격을 입고 있는 게 이 지역 화장품숍들"이라며 "사드 추가배치 등으로 끝이 보이지 않아 더 답답하다"고 한숨지었다. 화장품 업종의 올 2분기 합산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7%, 34.2%, 32.2% 역신장을 기록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3년간 화장품 업종의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의 공백이 3분기에도 이어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드라마틱한 업황 회복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관광객들의 여행가방이 어지럽게 놓여있던 명동 일대의 호텔들도 조용해졌다. 특히 명동 인근, 중저가 호텔들이 금한령에 예약률이 뚝 떨어졌다. 5성급인 롯데호텔의 경우 금한령 시작 이후 예약률이 평년 대비 15%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인근의 4성급 호텔들은 25~30% 이상 급감하는 식이다. 1박에 5만원 안팎의 중저가, 신생호텔은 그 타격이 더욱 심각하다는 게 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금한령 영향으로 전체 호텔 투숙객의 숫자가 30%가량 줄었다"면서 "호텔 공급이 그동안 급격히 늘어난 데다, 정치적 환경 변화로 수요마저 줄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고전 중"이라고 우려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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